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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의 자투리 리뷰 '백룸' 세계에 열광한 10대들, '공간 공포'에 현혹된 이유
이날 극장 안 풍경은 좀 낯설었다. 일단 모두들 빠짐 없이 팝콘을 들고 왔고, 꽤 시끄러웠다. 3명 이상씩 무리를 지어 온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90% 이상은 중고등학생들이었다. 이렇게까지 학생들이 극장을 가득 채운 건 학창시절 단체관람 이후 첫 경험이었던 것 같아서 사뭇 낯설었다. 이날 해당 관에 걸린 영화는 ‘백룸’이었다. 잘 몰랐고 볼 생각도 없었으나 10대들이 이 영화에 열광한다는 이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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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아의 산업예보 전력난에 선박엔진 찾는 美 데이터센터…K-조선 '뜻밖의 호재'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이미지 오늘의 조선업계 맑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용 엔진이 새로운 수혜 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폭증하는 반면 가스터빈 공급은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선박 추진·발전용으로 쓰이던 중속엔진이 대체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선업계가 선박 건조를 넘어 데이터센터
신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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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의 金맥 지도 "숨은 돈 다 찾았다"…성숙기 접어든 택스테크
세금 환급 플랫폼 업계가 새로운 성장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한때 잊고 있던 세금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누렸지만, 환급 대상자의 상당수가 이미 환급금을 돌려받으면서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838억원으로 전년(861억원) 대비 2.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6.8% 급감한 33억원에 그쳤으며,
이성진 기자
인기 컷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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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어떻게 설계됐나…김혜윤과 이상민 감독의 '살목지' 이면한 작품에는 수많은 시선이 존재합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이었지만 감독과 배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느꼈던 감각은 모두 다를지도 모릅니다. '최송희의 B-컷'은 스크린에 담긴 'A-컷' 너머 생생한 현장이 담긴 이면의 기록을 주목합니다. 감독, 배우들의 인터뷰를 교차해 완성된 프레임보다 더 뜨거웠던 'B-컷'의 순간을 재구성합니다. <편집자 주> 영화 '살목지' 이상민 감독(왼쪽), 배우 김혜윤 ※본 기사는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살목지'는 저수지 로드뷰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찍히고, 이를 다시 촬영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한 팀이 검고 깊은 물속의 무언가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공포를 그린다. 단순한 괴담이나 자극적인 장치에 기대기보다, 물가에 선 사람들이 서서히 잠식돼 가는 감각과 설명되지 않는 기척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작품이다. 화면 안에서는 저수지라는 공간이 인물들을 집어삼키고, 화면 밖에서는 그 공포를 어떤 결로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감독과 배우의 대화가 촘촘히 오갔다. 이상민 감독과 김혜윤은 공포 장르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위에서 출발했지만, 현장에서 붙든 감각은 조금 달랐다. 감독이 소리와 장치, 공간의 결을 먼저 세운다면, 배우는 그 안에서 끝내 버티지 못하고 흔들리는 인물의 감정을 쌓아 올렸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 두 사람의 감각은 '살목지'의 공포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먼저 두 사람이 현장에서 서로를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눈에 띈다. "김혜윤 씨는 성격 자체도 성실하고 모범적이세요. 제가 이 정도 규모의 영화가 처음이니까 정말 많은 의지가 됐죠. 좋은 의견을 많이 주셨고 어려운 앙상블 신도 잘 정리해주셔서 고마웠어요. 표현력 자체도 굉장히 좋으시고요. '정도'를 딱 아시는 분 같았어요. 호흡이 정말 잘 맞았던 거 같아요."(이상민 감독) "현장에서 이 감독님은 머릿속에 확고하게 그려낸 시나리오의 이미지가 있으시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시도해보게끔 열어주셨어요. 많은 대화를 통해서 장면을 만들어 가는 걸 좋아하시는 스타일이셨어요."(김혜윤) 그런 호흡은 장르적 취향이 닿아 있었기에 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두 사람 모두 공포 장르를 좋아했고, 현장에서는 장비와 연출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오갔다. 이상민 감독은 자신이 평소 공포 유튜브를 즐겨 본다고 했고, 그 관심이 영화 안의 장치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저는 평소 공포 유튜브를 굉장히 좋아해요. 유튜버들이 고스트 박스 같은 걸 사용하는 걸 보면서 '언젠가 내 영화에도 꼭 써봐야지'라고 생각했었어요. 고스트 박스를 보면서 보통 치치직 소리만 나는데 어느 스팟에서 소리가 줄줄 나오고 있다면 정말 무서울 것 같더라고요. 실제 유튜브로 보았을 때도 무서웠던 요소들이어서 영화에 잘 녹여내보려고 했어요."(이상민 감독) "저도 공포를 굉장히 좋아하다보니 그 장비에 대해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도 고스트 박스를 잘 알고 계셔서 장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어떻게 이용할지 상의해보기도 했죠. 하하."(김혜윤) 영화 '살목지' 스틸컷 김혜윤이 맡은 수인은 이 영화의 중심을 잡는 인물이다. 살목지로 향하는 팀 안에서 리더십을 가져야 하지만, 동시에 누구보다 먼저 무너질 수 있는 감정의 균열을 안고 있다. 김혜윤은 수인을 설계할 때 물에 대한 공포와 죄책감을 가장 중요한 축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감독님과 수인 캐릭터를 만들어 갈 때 물에 대한 공포, 즉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키워드로 삼았어요.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큰 친구라서 모든 면에서 지쳐 보이는 걸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고 봤죠. 조금 찌들어있고, 지쳐있고, 다른 사람들과 있어도 다른 생각에 빠져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캐릭터를 설계했어요."(김혜윤) "로드뷰 촬영에 대한 걸 조사하며 필요한 역할들에서부터 캐릭터들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로드뷰 컨트롤러, 사령탑, 플레이스 뷰, 다양한 역할들을 두고 역할 배분을 했죠. 수인을 중심으로 만들어간 건 물귀신은 제 발로 (물 속으로) 끌어들여야하니까 그 캐릭터의 서사를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고요. 모두 로드뷰 때문에 살목지를 가지만 내심 각자 다른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중 중심을 잡는 리더 같은 느낌의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보았어요. 이성적 판단력이 있어야하는데 살목지에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 그래서 수인에게 '죄책감'이라는 키워드를 준 거고요."(이상민 감독) 흥미로운 건 수인의 과거가 영화 안에서 전부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객은 몇몇 대화와 분위기를 통해 그 사연을 짐작할 뿐이다. 김혜윤은 오히려 그 방식이 수인과 공간의 공포를 살리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고 봤다. "관객들이 영화 속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에만 집중하길 바랐어요. 전사에 대한 걸 풀어보고 싶었는데 머릿속으로 이런 저런걸 생각해보다가 아무리 해도 흐름이 다른 쪽으로 빠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뉘앙스로만 알려주게 되었던 거 같아요. 수인이 물속에서 죽을 뻔한 경험이 있고, 그런 트라우마로 인해 물을 무서워하고 로드뷰 촬영에서 살목지에 배정되었는데 꺼려지지만 억지로 간다는 설정인 거거든요. 공간 자체가 주는 공포, 물이 주는 불편함을 담았던 거죠."(이상민 감독)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수인의 전사에 대해 말해주셨어요. 영화 속 내용이었지만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으니까. 그 감정들을 압축 시켜서 관객들에게 보여드리려고 했던 거죠."(김혜윤 분) 영화 '살목지' 스틸컷 김혜윤이 특히 강하게 기억하는 장면은 물수제비 신이다. 경준과 성빈이 시간을 때우듯 물수제비를 던지는 순간은 잠시 호흡을 늦추는 듯 보이지만, 영화는 그 익숙한 리듬을 단숨에 낯선 공포로 바꿔놓는다. "공포 마니아로서 이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물수제비 신이에요. 극장에서 가장 놀란 장면이기도 하죠. (촬영할 때) 반대쪽에서 날아오는 건 CG니까 육안으로 못 봤는데, 큰 화면으로 보니 깜짝 놀라기도 하고 정말 무섭더라고요."(김혜윤) "사운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언제 고요해져야하지? 공포영화를 볼 때 가장 좋은 순간은 다같이 소리를 죽이는 순간이잖아요. 고요를 잘 살리고 싶었어요. 돌이 날아오는 소리, 타격 있는 느낌이나,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는 날카롭게 꽂히기를 바랐고요. 찰랑이는 소리가 얼마나 세게 느껴지길 바라는지, 기사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요. 물인지 모를 때는 소리를 죽이고, 카메라가 물 속인걸 알려주고 나면 크게 느껴지게끔 연출했죠."(이상민 감독) 결국 '살목지'의 공포는 하나의 방식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상민 감독은 공간과 소리, 장치의 배열로 관객을 조여왔고, 김혜윤은 그 안에서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잠식된 수인의 내면을 끌고 갔다. 같은 저수지를 두고도 서로 다른 방향에서 접근한 감각들이 한 지점에서 맞물리며, 이 영화만의 서늘한 결을 만들어낸 셈이다.
최송희 기자 -
"우리나라 민족성 공산주의가 딱"... 하이닉스 성과급 근황최근 반도체 업황 호황 속에서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며 산업 현장 전반으로 논쟁이 번지고 있다. 특히 하청 노동자를 넘어 급식·지원업무 등 이른바 ‘하청의 하청’까지 성과급 분배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며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하청 노동자들은 원청 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고액 성과급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같은 현장에서 일했지만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 협력업체 노동자들 역시 성과급 지급을 촉구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 같은 흐름은 특정 기업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조선·건설 현장에서는 급식업체 등 간접 고용 노동자들까지 원청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사례가 등장, 생산 공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지원 인력까지 보상 체계 연동을 주장하는 상황이 현실화됐다. 이 배경에는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이 자리하고 있다. 해당 개정법으로 인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실제 일부 노조는 원청 기업에 성과급 등 이익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요구가 확대되며 산업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점이다. 법 시행 이후 하청 노조의 교섭 대상이 원청을 넘어 발주처까지 확장되는 사례가 나오고 교섭 의제 역시 임금·복지뿐 아니라 성과급과 직접 고용 문제까지 넓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계에서의 갈등이 더 크게 나타난다. 대기업 정규직이 수억원대 성과급을 받는 상황에서 같은 생산 생태계에 속한 하청 노동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보상 분배를 요구하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기업의 초과 이익이 커질수록 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도 함께 증가하는 ‘성과급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하청업체는 물론 화물노조, 급식업체로부터 성과급 지급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농어민들까지 합세, 분배와 상생을 강요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MBC 등 방송사 역시 '억대 성과급 나눠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해당 근황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들은 "한국인들 입으로는 반공을 주장하지만 어느 누구보다 공산주의자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누리꾼들도 "우리 민족은 공산주의가 어울리는데 미국이 억지로 민주주의 옷을 입혀놓은 것, 사회 돌아가는 거 보면 공산주의가 딱이다", "우리나라 사회주의 공산주의 엄청 좋아한다. 법안 보면 죄다 통제하는 건데 찬성하고", "이런 미래를 본 노란봉투법, 대 재 명", "그냥 국민 성향이 공산주의에 가까움", "확실하게 여기저기 말도 안되는 짓이 벌어지는 거 보니 나라 망해가네", "미개해져 간다", "물질주의가 극한으로 치달아서 잘 나가는 사람의 돈이 내 것 빼앗아간 놈으로 보이니 여기저기서 달라고 앵앵 거리는 거 아닌가 싶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한편 이번 논란은 단순한 성과급 분쟁을 넘어 원청과 하청 간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번지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누가 사용자이며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산업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돼, 반도체를 시작으로 조선·건설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유사한 갈등이 이어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민선 기자 -
'나는 솔로' 31기 옥순은 왜 관계의 중심에 서려 할까?▲ 본 코너는 개인에 대한 비난이나 낙인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연애 예능·리얼리티에 드러난 장면과 선택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심리와 관계 구조를 해석합니다. SBS Plus·ENA '나는 SOLO'에는 늘 비슷한 유형의 인물이 등장한다. 직접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판을 읽고, 관계의 흐름을 만들고,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조율하는 사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중심축이길 원하는 사람. 그런 캐릭터는 강한 존재감을 남긴다. 최근 31기 옥순의 모습이 그렇다. 옥순은 주변 인물의 불안과 욕망을 빠르게 읽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내는 인물처럼 보인다. 정희가 정숙과 영식의 러닝 데이트에 하소연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옥순은 정희의 불안을 진정시키기보다 "둘이 러닝복 입고 오는 거 열받지 않냐"고 반응한다. 표면적으로는 공감이다.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정희의 불안을 낮추기보다 더 구체적인 장면으로 증폭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대화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공동 반추'와 닮아 있다. 공동 반추는 두 사람이 문제와 감정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며 친밀감을 높이는 현상이다. 문제 해결보다 감정 재확인에 머물 경우 불안과 우울을 더 키울 수 있다. 정희에게 옥순은 "내가 예민한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주지만, 동시에 그 불안을 계속 타오르게 만드는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순자를 둘러싼 장면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힌다. 옥순은 룸메이트들과 이야기하며 "경수가 과연 순자를 좋아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순자가 경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 것처럼 해석한다. 더 논란이 된 건, 순자가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다른 여성 출연자와 경수가 이어지길 바라는 듯한 말을 한 장면이다. 이 장면을 '뒷담화'로만 해석하면 옥순을 '무례한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끝나게 된다. 더 깊게 보면 옥순은 관계 속 누가 누구와 이어질지,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 누가 흐름을 잡고 있는지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인물로 보인다. 그 흐름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말과 분위기로 미세하게 개입하려 한다. 이 같은 통제 성향은 이성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옥순은 가능성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그 사람을 더 빛나게 만들며 그 곁에서 영향력을 확인하려는 욕구가 강해 보인다. 영호가 특별히 웃긴 말을 하지 않아도 옥순은 적극적으로 웃고 반응한다. 호감 표현이기도 하지만, 상대를 '재미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행위다. 영호의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험이다. 별것 아닌 말을 해도 크게 반응해주고, 자신을 괜찮은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옥순의 방식은 영리한 관계 전략이다. 사람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는 상대에게 강하게 끌린다. 옥순은 이 지점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상대의 매력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매력이 드러나도록 판을 만들어준다. 다만 이 기질은 양면적이다. 상대를 빛나게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는 사람은, 반대로 자신이 이 흐름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불안해질 수 있다. 상철과의 대화에서 그런 면이 드러났다. 상철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인상을 주자, 옥순은 공격적인 말투로 선을 그었다. 이는 실망감이라기보단 통제감 상실에 대한 반응처럼 보인다. "나는 당신을 선택지에 둘 수 있지만, 당신이 나를 선택지 중 하나로 두는 건 불쾌하다"는 듯한 반응. 관계에서 통제감을 통해 안정감을 얻으려는 모습. 불안한 사람은 상처받기 전에 먼저 밀어내고, 버림받기 전에 먼저 차단하려 한다. 그래서 옥순의 언행은 모순적으로 보인다. 자신감 있어 보이지만 동시에 불안하다. 주도적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관계가 자기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크게 흔들린다. 타인을 잘 읽지만, 그만큼 타인을 자신의 관계 전략 안에 배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옥순이 누군가를 해치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다. 단지 관계 안에서 자신의 역할과 영향력을 확인해야 안심하는 사람이다. 누군가의 조력자, 해석자, 대변인, 설계자가 될 때 가장 살아나는 인물. 항공사 전략기획팀 소속 옥순의 대변인 활동 이력도 그래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대변인은 누군가의 말을 대신 정리하고, 해석하고, 외부에 전달한다. '나는 솔로' 속 옥순 역시 종종 타인의 감정과 관계를 해석하고 대신 말하는 위치에 선다. 우연일 수 있지만, 그의 관계 방식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 지난 방송 후 쏟아진 시청자들의 원성은 옥순이 강해서가 아니다. 그 강함이 타인의 감정 위에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정희의 불안은 더 커졌고, 순자는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관계의 가능성을 평가받았으며, 상철은 솔직한 혼란을 드러냈다가 차갑게 밀려났다. 옥순은 사람을 움직이는 법을 안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말에 반응하며, 어떤 위치에 서고 싶어 하는지 빠르게 감지한다. 좋은 능력이다. 다만 관계에서 중요한 건 사람을 움직이는 능력만이 아니다. 자신이 만든 흐름 안에서 누군가가 작아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감각도 필요하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일수록, 가까운 곳의 표정을 놓치기 쉽다. 얼핏 보면 옥순은 강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강함은 어쩌면, 관계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의 다른 얼굴일지 모른다.
이동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