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제일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동안 맺혔던 한이 한꺼번에 풀리는 것 같습니다.”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의 맏형 오교문선수(28·인천제철)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순간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 오선수의 집은 기쁨의 함성과 함께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이른 아침부터 오선수의 경기를 지켜보기위해 온 삼촌 오남렬씨(74) 등 가족들은 초반전 점수가 뒤지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다가 5연속 골드과녁을 뚫으며 역전하자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경기내내 임신 7개월의 배를 어루만지며 오선수를 응원하던 부인 임선미씨(25)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이제 모든 한이 풀렸다”며 “1차선발전만 보고 지난 1월에 돌아가신 어머님이 살아계셨으면 기뻐하셨을텐데…”라며 울먹였다.
세계 최고의 기량에도 불구하고 오선수는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놓친뒤 이번 시드니 올림픽 개인전에서도 8강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오선수의 금메달을 지켜본 가족들은 “정이 많고 효심이 깊은 교문이를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도와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를 지켜본 작은 어머니 박남순씨(69)는 “교문이는 가난한 집안 4남3녀의 막내면서도 자신이 번 돈으로 조그만 집을 마련해 병든 부모님을 모신 효자”라며 “그렇게 기다리던 올림픽금메달을 보지 못하고 먼저 간 형님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선다”고 말했다.
수원 효원고교 선·후배 사이이며 양궁선수생활을 거쳐 수원 송정초교 양궁코치인 부인 임씨는 “94년 국가대표로 선발됐는데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는지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하고 뒤돌아 걷는 모습에 혼자서 눈물을 흘렸다”며 “이번 금메달은 가족은 물론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도 가장 큰 선물이 된 것 같다”고 기뻐했다.
또 “그동안 태릉선수촌에 있으면서 못먹은 고등어튀김과 김치찌게를 잔뜩 해 드릴 생각”이라며 금의환향을 손꼽았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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